디트리히 본회퍼(손규태 정지련 역)(2010) [저항과 복종-옥중서간] 대한기독교서회 653-655쪽 발췌
시의 배경이 되었을 것 같은 사진 두 장을 찾았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은 자주 나에게 이렇게 말했지.
영주가 자신의 성채에서 나오는 것처럼
태연하고, 쾌활하며, 확고하게, 감방에서 나온다고.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은 자주 나에게 이렇게 말했지.
내가 명령하는 것처럼,
자유롭고, 친절하며, 분명하게
나를 지키는 간수들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은 나에게 이렇게도 말했지.
승리에 익숙한 자처럼,
침착하고,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럽게,
불행의 날들을 견디고 있다고.
나는 진정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사람인가?
혹은 내 자신이 알고 있는 자에 지나지 않는가?
새장 속의 새처럼 불안해하고, 그리움에 지쳐서 병들고,
목을 졸린 것처럼 숨을 쉬려 발버둥치고,
색채들, 꽃들, 새들의 노래를 그리워하며,
따뜻한 말들과 인간의 접근을 갈구하며,
자의성과 사소한 모욕에 분노로 떨고,
위대한 것을 기다리다 낙심하며,
기도하고, 사색하며, 창작하는 데 지치고 공허해하며,
모든 사람들과 작별하는 가운데 허탈해하고 의기소침해 하지 않는가?
나는 누구인가? 전자일까, 후자일까?
오늘은 이런 인간, 내일은 저런 인간일까?
나는 동시에 양자일까?
사람들 앞에서는 위선자며
자신 앞에서는 경멸해야 할 소심한 자일까?
혹은 아직 내 안에 있는 것은
이미 얻은 승리 앞에서 무질서하게 도망치는,
패배한 군대와 같은 존재일까?
나는 누구인가? 고독한 물음이 나를 비웃는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 오 하나님.
당신은 나를 아십니다.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본회퍼 목사님(1906~1945) 의 소개를 보면 늘 그의 가정의 배경과 젊은 시절에 이미 이룬 천재적인 문학적 신학적 역량에 대한 찬사로 시작됩니다. 그는 나치 시대에 유대인들에 대한 핍박과 불의에 맞서 행동하는 신앙을 실천하였고, 결국 히틀러 암살기도에 연루되어 감옥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사형에 처해졌지요. 그의 삶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이 생기는 시기입니다.
클랜분들도 관심이 있으시면, 그의 저서들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신학적인 것보다는 그의 감옥 서신을 더 자세히 읽어 보고 싶네요. 저희 집에 현재 있는 책은 <Nachfolge 나를 따르라-제자의 길>입니다. 마태복음 5~7장의 주석이지요. 마태복음 5~7장은 예수님의 산상수훈으로서 제자들에게 주시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기 때문에 말씀 자체로 많이 묵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시와 함께 songbird님이 가르쳐 주신 독일어 원어곡도 제가 영어/한글 번역으로도 올려드리겠습니다.
그 곡 역시 감옥에서 지어진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현 정권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로 결단하신 클랜 분들께 이처럼 신앙으로 용기를 내신 분들의 삶을 돌아보는 것도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의 시에 대한 저의 소감은,
감히 공감이 된다고나 할까요.
그 자신이 느끼는 내면의 감정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에 폭풍 공감입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외부적인 나의 모습이나,
내가 들여다 보는 나의 내면의 연약한 모습보다
그가 나를 온전히 아시고 나는 그 분의 것이란 사실이 위로가 됩니다.
주님은 이 시대에 우리가 그 분 안에서 더 자유롭고 위대해 지기를 바라십니다.
본회퍼 목사님은 결국 순교하셨지만,
주님께선 저희에게는 그분을 따라 하루 하루 잘~ 살아가기를 바라실거에요.
빛의 전사들이 귀해서, 아직은 순교하면 안되요.
예를 들어 공권력이나 누가 린치하면 가만히 있지 마시고 바로 진단서 떼서 대처하세요.
클랜 분들 아무도 다치면 안 됩니다. 서로 지켜봐 주세요. 혹시 어려움이 있진 않은지.
지금은 믿음으로 하루 하루 잘 살아가는 게 순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 충돌이나 위협은 지혜롭게 방어하시기 바래요.
그리고 주님이 인도해 주시는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시길 바래요.
여러분 뒤에는 든든한 백이 있음을 기억하시고 더 의지하시기를 바랍니다.
모두 즐겁게 건강하게 지내시고 지혜롭게 활동에 동참하세요.
두려움과 스트레스는 늘 날려 버립시다.
방역패스 관련하여 사법부도 정의롭고 옳은 결정들을 내리도록,
후보들도 정신차리도록 계속 압박합시다.
로컬 마켓에서 맛있는 것도 잘 사드시고 생존하세요.
멋진 시와 함께 수다를 전하며
그럼, 이만